한 잔의 커피만 있으면

한 잔의 커피만 있으면

커튼을 제치고
하늘을 바라본다
먹 구름이 모여든다
금방이라도
후두둑 소나기가
쏟아질 것 같다
스산한 바람이
나를 움츠리게 한다.
한 손에는
커피 잔을 들고
향 내음에 젖는다
비가 오든지
바람이 불든지
나와 상관없다
후루룩
입안 가득 채워진
진한 당신의 맛
뜨거운 숨소리
모락 모락 피어나
내 가슴을 적신
그래서 난
당신이 좋다고
한잔의 커피를 마신다.
(1998년 6월 26일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