당신 앞에서
손 가락 마디 마디
굳은 살로 덮여 버리고
손 가락 매
끝마다
매끄러움은 다 어디로 가 버렸는가?
엎 치락 뒤 치락 거리며
살아 온 모든 순간들이
아련하기만 한데
아직도
걸어야 할 길은
수천 수 만리
자신의 욕심을 위한
길이 결코 아니건만
사랑한다는 단 하나의 이유가
온 몸을
부서져라 희생하며
그러면서도 때로는 눈물로
마음은 낙심과 허망함으로
가득 찬 응어리들
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는
혼자만 간직한 숱한 사연들
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한 채
뛰고 또 뛰었던 지난 시간
이제는 보상 받을 때도
되었건만
당신 앞에 서서
미안해요
사랑해요 라는
무언의 전달뿐.
(1998년 9월 12일)
'시의세계 > 자작시(1998)' 카테고리의 다른 글
아니 빈 상자(2) (0) | 2006.07.08 |
---|---|
아니 빈 상자(1) (0) | 2006.07.08 |
진정한 동반자 (0) | 2006.07.08 |
손가락만 세내 (0) | 2006.07.08 |
하나의 길 (0) | 2006.07.08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