첩첩 산중
내가 가야 할 길이 눈 앞에 보이네
손에 닿을 듯한
가까이에
부푼 기대 속에
가속을 덧 붙여
빠른 걸음으로 재촉한다.
가까이 있으나 쉽지 않은 목적지
때로는 발길이
빠지고
때로는 짚은 손가락 짖어지고
발이 부르트도록 달려 갔건만
다 왔다 싶더니 도 다른 고비가
나를 비 웃듯이 기다리고
있다.
지금까지 달려 온 수고 위에
무엇을 더 보태야 하는가?
숨이 차서 더 이상은 가고 싶지 않아
주저 앉고
싶은
차라리 이대로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
인생을 끝내 버리고 싶다.
그러나 그럴 수도 없는
그래도 오기로 가득 찬 이
몸
끝까지 버티며 달려가 보자
제 아무리 첩첩 산중이라 할지라도
결국은 끝이 오리라는
보이지 않는 따스한 손길의
도움을 기대하며 달려가 보자.
(1998년 12월 19일)